<SCOBY>, 2022
스코비 사진, 마른 스코비, 나뭇가지, 노끈. 가변크기 사진: 정유진, 고정균
스코비 사진, 마른 스코비, 나뭇가지, 노끈. 가변크기
콤부차를 만들 때 쓰이는 종균인 스코비(Symbiotic Culture of Bacteria and Yeast)와의 공생을 시작했다. 스코비의 축축하고도 단단한 몸체는 그 자체로 점막이 자아내는 차이의 창발성을 머금고 있다. 용기의 크기와 모양,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물컹하고 단단한 몸체, 이를 형성하는 다공성의 점막, 그 사이로 스민 신내음, 산과 당의 물기를 감각한다.
스코비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. 숲은 또다른 공생관계들이 무수히 자리를 잡고 있다. 하지만 스코비는 그곳에서 살 수 없다. 살기 위해서는 찻물과 당분이 섞인 25도의 물이 필요하다. 나의 호기심이라는 욕구로 한 생명체를 그가 살 수 없는 환경에 놓는 행위 또한 공생의 일부라 칭할 수 있을까?
밖에 나갔다 온 스코비는 찻물과 당분이 섞인 25도의 물이라는 생의 조건이 갖춰지더라도 인간의 필요에는 충족하지 못한다.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‘위생적인’ 콤부차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. 인간에게 필요한 쓸모를 다해 생의 증식이 중단된 스코비들의 잔해를 모아본다.
스코비들의 잔해가 숲으로 간다면 그 생의 순환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. 또다른 종들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신진대사를 시작할 것이다. 토양으로, 미생물을 이루는 한 세포로, 식물 뿌리의 한켠으로.






